목표·성과관리 · 2026.03.16 · 조회 36 · ✓ 전문가 작성
컨설팅 현장에서 OKR 도입을 검토하는 경영자나 팀장을 만나면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OKR은 100% 달성이 아니라 50~70% 달성이 적정 수준이라고 하던데, 그게 맞습니까?"라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 뒤에는 대개 두 가지 감정이 섞여 있습니다. 하나는 기존 MBO나 KPI 방식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다는 피로감이고, 다른 하나는 OKR이 뭔가 더 진취적이고 자유로운 방식일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실제로 많은 OKR 소개 자료는 이 지점을 강조합니다. MBO는 100% 달성을 전제로 하고 초과 달성 시 보상하는 방식이고, OKR은 애초에 70% 정도의 달성률을 정상으로 본다는 설명입니다.
제가 여러 조직의 성과관리 체계를 설계하고 점검해 온 경험에서 드릴 수 있는 결론은 명확합니다. 이 설명은 절반의 진실만 담고 있으며, 그대로 받아들여 도입하면 목표관리 체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도전적인 태도를 강조하는 것과, 목표의 달성 기준 자체를 낮추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핵심 요약
- 목표가 도전적인지 여부는 제도 이름(MBO냐 OKR이냐)이 아니라 설계 방식과 운영 태도가 결정합니다.
- "70%만 달성해도 성공"이라는 말은 동기부여 언어이지 성과관리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 도전적인 목표와 비현실적인 목표는 다릅니다. 전자는 성취 경로가 있고, 후자는 처음부터 관리 구조가 없습니다.
- OKR이 정말 특별한 이유는 달성률 기준이 아니라 목표와 핵심결과를 연결하고 조직을 정렬하는 구조에 있습니다.
목표는 원래 달성을 전제로 설계됩니다. 이는 MBO든 OKR이든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애초에 100% 달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같은 말로 취급할 때 생깁니다.
전자는 실행 과정에서 생기는 현실의 변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후자는 목표 정의 자체를 흔드는 문제입니다. 어떤 팀이 분기 목표를 세우면서 처음부터 "70%만 해도 성공"이라고 정의해버리면, 그 순간부터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미달인지 기준이 모호해집니다. 실행 중 우선순위를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다음 분기 목표와 비교할 기준도 함께 흐려집니다.
동기부여의 언어와 성과관리의 언어는 다른 층위에 있습니다. "큰 꿈을 가져라", "한계를 넘어라"는 말은 조직문화 관점에서는 유효할 수 있지만, 목표관리 체계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그 목표는 일정 기간 안에 무엇이 얼마만큼 달성되어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OKR을 옹호하는 쪽에서는 종종 "도전적인 목표는 현실적일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조직이 늘 안전한 목표만 고른다면 성장 속도는 둔해집니다. 하지만 도전적인 목표와 비현실적인 목표는 다른 문제입니다. 도전적인 목표는 어렵지만 성취 경로가 존재합니다. 비현실적인 목표는 시작 단계부터 성취 구조 자체가 불분명합니다.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은 도전입니다. 그러나 지도도 장비도 없이 절벽을 오르라고 하는 것은 도전이 아니라 무책임에 가깝습니다. 조직의 목표도 마찬가지입니다. 목표는 어려워도 되지만, 그 목표는 관리될 수 있어야 합니다. 관리될 수 없는 목표는 포부나 비전일 수는 있어도, 엄밀한 의미의 경영 목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현장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단순합니다. MBO 체계 안에서도 충분히 도전적인 과제가 설계될 수 있고, OKR을 도입하고도 여전히 보수적인 목표만 반복하는 조직이 많습니다.
제도 이름보다 구조 — 목표가 도전적인지 아닌지는 제도 이름이 아니라 조직의 설계 방식과 운영 태도가 결정합니다.
즉 목표가 어떻게 정의되고, 어떻게 측정되며, 누가 책임지고, 어떤 자원과 일정 위에서 관리되는지가 제도 이름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OKR이 정말 특별하다면 그 특별함은 달성률 기준이 아니라, 목표와 핵심결과를 연결하고 조직 전체의 방향을 정렬하며 실행과 측정을 하나의 틀 안에 넣는 구조에서 나와야 합니다.
OKR이든 MBO든 이름을 정하기 전에 다음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OKR의 도전적인 목표 자체가 틀린 개념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 개념이 지나치게 미화되면서 목표관리의 본질, 즉 달성 가능한 구조와 측정 가능한 기준이 흐려진다는 점입니다. 도전적인 태도는 필요하지만, 그 태도가 목표 정의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제도를 바꾸기 전에 먼저 우리 조직의 목표가 구조적으로 관리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목표와 핵심결과를 연결하는 정렬(Alignment) 구조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는 이어지는 글에서 더 구체적으로 다루겠습니다.
우리 조직에 OKR이 맞는지, 아니면 지금의 MBO나 KPI 체계를 다르게 운영하는 것이 나은지 판단이 필요하다면 전문가에게 직접 질문하시거나 상담을 요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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