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인사이트 · 2026.01.21 · 조회 52 · ✓ 전문가 작성
핵심 인재 한 명이 조직을 떠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은 "누가 그 자리를 메울 것인가"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 자체가 함정입니다. 진짜 문제는 자리의 공백이 아니라, 그 사람이 오랜 시간 만들어온 기준과 분위기, 즉 정체성의 공백이기 때문입니다.
프로 스포츠 현장에서도 똑같은 장면이 반복됩니다. 국가대표급 스타 김연경이 떠난 배구단 흥국생명이 대표적입니다. 후임 리더 요시하라 토모코는 "김연경을 대신할 선수"를 찾는 대신, 팀 전체가 스스로 기준을 지키도록 구조 자체를 다시 짰습니다. 이 접근은 스포츠팀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핵심 인재의 퇴사, 임원 교체, 창업 멤버의 이탈을 겪는 모든 조직에 그대로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저는 포스코, 현대자동차, LG그룹사와 콤텍그룹에서 전략기획·CIO·인사·총무 임원으로 일하며 조직의 전환기를 여러 차례 겪었습니다. 그 경험에서 확인한 것은 하나입니다. 핵심 인재의 부재는 채용으로 메워지지 않고, 시스템으로 메워집니다. 이 글에서는 그 원리를 조직 운영의 언어로 정리합니다.
핵심 요약
- 핵심 인재의 퇴사는 '자리'가 아니라 '기준'의 공백을 만든다
- 후임을 찾기 전에 리더십을 역할 단위로 분산하는 구조부터 설계해야 한다
- "열심히 하자" 같은 모호한 구호 대신 관찰 가능한 행동 기준을 문장으로 고정한다
- 전환기의 불안은 설득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루틴으로 관리한다
전환기의 조직이 가장 먼저 빠지는 함정은, 떠난 사람의 스킬만 보고 새 얼굴을 그 자리에 얹으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핵심 인재의 가치는 업무 역량만이 아닙니다. 팀의 분위기를 만들고, 일하는 기준을 정하고, 위기 상황에서 다른 구성원들에게 자신감을 전염시키는 역할까지 포함합니다. 이 무게를 신입이든 경력직이든 한 사람에게 그대로 얹으면, 그 사람도 조직도 함께 무너집니다.
요시하라 토모코가 택한 방식은 "대체할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대체가 필요 없는 팀으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경영자와 HR 담당자에게 이 관점 전환은 그대로 실무 언어로 옮길 수 있습니다. '에이스 부재'는 '업무 배분의 다변화' 과제로, '정신적 기둥 상실'은 '기준을 공유하는 문화' 구축 과제로 바꿔서 접근해야 합니다.
요시하라 토모코 리더십의 핵심은, 팀이 흔들릴 때마다 "누가 나서!"가 아니라 "우린 이렇게 한다"는 반응이 먼저 나오도록 설계했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바로 운영체제형 리더십입니다. 한 사람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대신, 조직이 스스로 정상 작동하도록 규칙과 역할을 미리 심어두는 방식입니다.
스포츠팀의 역할 분산 구조는 기업 조직에도 거의 그대로 대응시킬 수 있습니다.
| 팀의 역할 리더 | 조직에서의 대응 역할 | 핵심 책임 |
|---|---|---|
| 역할 리더(공격·수비·서브) | 기능별 리더(영업·개발·운영) | 담당 영역의 실행 기준 유지 |
| 대화 리더 | 회의·위기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 정보 흐름과 의사결정 속도 주도 |
| 기준 리더 | 품질·원칙 담당자 | 업무 강도, 실수 대응 속도 관리 |
주장 한 명, 임원 한 명이 모든 의사결정을 감당하는 구조에서는 그 사람이 빠지는 순간 조직의 속도와 회복탄력성이 함께 사라집니다. 반대로 작은 책임을 여러 역할로 넓게 나눠두면, 핵심 인재 한 명이 이탈해도 조직은 숨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전환기에는 조직의 언어가 흔들립니다. 어제까지 통하던 말이 오늘은 공허해지고, 구성원들은 눈치를 보기 시작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멋진 동기부여 문구가 아니라 구체적인 기준의 문장화입니다. "열심히 하자", "집중하자" 같은 말은 기준이 아닙니다. 기준은 행동으로 관찰 가능해야 하고, 누구에게 물어도 같은 장면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기준을 만들 때는 다음 질문에서 출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실천 포인트 — 후임자를 찾기 전에, 지금 팀이 "성과를 낼 때 반드시 지키는 행동" 한 가지를 문장으로 적어보십시오. 그 문장이 없다면, 누가 그 자리에 오더라도 같은 공백이 반복됩니다.
리더십은 결국 구성원의 심리 관리로 이어집니다. 특히 핵심 인재가 떠난 뒤에는 남은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더 해야 하나"라는 압박이 조직 전체를 덮습니다. 이때 효과적인 해법은 감정적 설득이 아니라 루틴의 안정감입니다.
업무 체크리스트를 단순화하고 반복 빈도를 늘리는 것, 실수나 실패 이후 팀 공통의 리셋 행동(짧은 회고, 정해진 보고 형식)을 만드는 것, 훈련이나 시뮬레이션에서 의도적으로 위기 상황을 넣어 당황을 줄이는 것이 모두 같은 원리를 따릅니다.
"내가 더 해야 해"라는 정서가 많아질수록 조직은 개인 플레이로 갈라집니다. 이때 리더의 역할은 개인의 의지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함께 이기는 구조로 모으는 것입니다.
핵심 인재 퇴사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겪은 조직이라면, 다음 질문으로 현재 상태를 점검해볼 수 있습니다.
핵심 인재가 남긴 것은 실적만이 아니라 "우리 조직은 이렇게 이긴다"는 기준 그 자체입니다. 좋은 전환기 리더십은 그 기준을 억지로 유지하려 애쓰지 않습니다. 대신 한 사람에게 쏠려 있던 영향력을 조직 전체의 구조로 옮겨 놓습니다.
제가 여러 조직의 전환기를 지켜보며 확인한 결론도 같습니다. 공백을 메우려 하지 말고, 공백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운영체제를 바꾸는 것이 유일한 길입니다. 지금 조직에 이런 전환기가 다가오고 있다면, 후임자를 정하는 일보다 리더십을 역할 단위로 나누고 기준을 문장으로 고정하는 작업을 먼저 시작하시기를 권합니다.
우리 조직에 맞는 리더십 재설계 방법이 궁금하다면 전문가에게 직접 질문하시거나, 구조적인 진단이 필요하다면 상담을 요청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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