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인사이트 · 2025.08.07 · 조회 71 · ✓ 전문가 작성
"직원을 믿고 맡겨야 할까요, 아니면 규칙으로 통제해야 할까요?" 인사제도를 새로 설계하거나 취업규칙을 손볼 때 경영자와 HR 담당자가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입니다.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할지, 위반 시 얼마나 강하게 제재할지, 신입에게 얼마나 재량을 줄지 — 이 모든 결정의 밑바닥에는 사실 "사람의 본성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훨씬 오래된 질문이 깔려 있습니다.
많은 조직이 이 질문을 잘못 다룹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규칙을 하나씩 추가하다가 어느새 아무도 다 기억하지 못하는 사규집을 만들거나, 반대로 자율을 강조한다면서 위반에 대한 원칙 없는 관용을 반복합니다. 둘 다 인사철학이 없는 상태에서 사안별로 임기응변한 결과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고대 중국 철학자들이 인간 본성을 두고 벌인 논쟁 — 맹자의 성선설, 순자의 성악설, 고자의 성무선악설 — 에 비추어 정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세 관점 모두 나름의 타당성이 있고, 실제로 서로 다른 조직에 서로 다르게 들어맞습니다. 그리고 제 결론부터 말하면, 규칙은 적을수록 좋고, 어긴 사람은 예외 없이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조직에 적용 가능한 원칙이라고 봅니다.
이 글에서는 세 철학이 인사관리에 각각 어떤 원칙을 만드는지 정리하고, 그중에서도 실무에서 가장 자주 부딪히는 질문 — "규칙을 몇 개나 두어야 하는가" — 에 대한 제 판단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겠습니다.
핵심 요약
- 맹자(성선설)는 신뢰와 자율 중심, 순자(성악설)는 규율과 통제 중심, 고자(성무선악설)는 환경과 학습 중심의 인사관리를 이끕니다.
- 조직의 성장전략과 구성원 특성에 따라 무게중심을 다르게 잡아야 하며, 한 관점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 저는 성선설에 무게를 두되, 규칙은 최소화하고 위반 시에는 예외 없이 집행하는 방식을 권합니다.
- 규칙은 직원에게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사업주의 의무도 함께 명시해야 합니다.
맹자는 "인간은 본래 선하며, 올바른 환경과 교육이 있다면 스스로 선한 방향으로 성장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관점을 인사에 옮기면, 직원은 기본적으로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 위에서 자율과 신뢰를 기반으로 제도를 운영하게 됩니다. 채용에서는 학력이나 경력보다 성장 가능성을, 평가에서는 단기 성과 외에 학습 능력을, 실수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처벌보다 개선의 기회를 우선합니다. 창의적 기업이나 스타트업, 팀워크와 자율성을 중시하는 조직에 잘 맞습니다.
순자는 반대로 "인간은 본래 이기적이며, 교육과 규율이 없으면 조직이 혼란스러워진다"고 보았습니다. 이 관점에서는 명확한 법과 규칙, 지속적인 교육과 통제가 조직 질서를 지키는 핵심입니다. 채용에서는 규율을 잘 따를 인재를, 평가에서는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 성과 지표를, 보상은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며, 규정 위반에는 신속한 징계가 뒤따릅니다. 대기업, 금융, 컨설팅, 군대처럼 리스크 관리와 일관성이 중요한 조직에 적합합니다.
고자는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으며, 환경과 교육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았습니다. 이 관점은 개인의 적성에 맞는 배치와 학습 기회 제공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채용에서는 경험과 학습 태도를, 평가에서는 성장 속도를 반영한 다면 평가를, 보상에서는 협업과 학습 능력까지 고려합니다. 연구소, 교육 기관, 장기적 인재 육성을 중시하는 조직에 적합한 방식입니다.
| 철학 | 인간 본성 | 인사관리 방식 | 적합한 조직 |
|---|---|---|---|
| 맹자(성선설) | 본래 선하며 성장 가능성이 크다 | 신뢰 기반, 자율과 동기 부여 | 스타트업, 창의적 조직 |
| 순자(성악설) | 본래 이기적이며 통제가 필요하다 | 규율·성과 중심, 명확한 평가 기준 | 대기업, 금융, 군대 |
| 고자(성무선악설) | 환경과 교육에 따라 변한다 | 유연한 배치, 학습 중심 성장 기회 | 연구소, 교육 기관 |
이 세 관점을 실무에 적용하면서 제가 가장 자주 관찰하는 것은, 사람은 본인의 이해관계에서는 철저히 현실적이면서 남의 일에 대해서는 쉽게 이상주의자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어떤 규칙을 정할 때 스스로에게는 느슨하게, 다른 사람에게는 엄격하게 적용하려는 경향이 생기고, 여기서 많은 조직 내 갈등이 시작됩니다. "나는 성선이라 규칙이 없어도 되지만, 저 사람은 성악이라 규칙이 필요하다"는 식의 이중 잣대는 사람이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태도입니다.
저를 돌이켜 봐도 저는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다행히 공자는 참된 나다움을 밝히는 공부, 즉 위기지학(爲己之學)을 먼저 하라고 가르쳤습니다. 나에게 이로운 것(利己)은 참된 나다움에서 비롯된다는 뜻입니다. 물론 평생 해도 그 나다움은 채워지지 않고 늘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은 성선, 경영자는 예외"라는 이중 잣대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일 수 있다는 전제 위에서 제도를 설계해야 하고, 그 제도는 직원뿐 아니라 경영자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진시황은 법가 사상에 따라 수많은 법을 만들었지만, 그것이 결국 나라가 무너진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반면 한나라를 세운 유방은 진나라의 복잡한 법을 세 가지로 줄였습니다. 이른바 약법삼장(約法三章)입니다.
이 세 가지만으로 충분했습니다. 기업의 사규가 아무리 두꺼워도 그것을 다 기억하는 직원은 없고, 업무 중에 사규집을 펼쳐 보며 일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회사의 규칙이 서너 개뿐이라면 오히려 지켜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천 포인트 — 규칙은 줄이되, 어긴 사람에 대한 처벌은 반드시, 그리고 신속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성선설에 무게를 두고 규칙을 최소화하더라도, 사람에게는 자기 이익을 위해 조직의 이익을 해치는 본성이 함께 있다는 전제를 버리면 안 됩니다.
저 스스로도 조직을 운영하며 실제로 적용하는 원칙은 두 가지뿐입니다.
두 가지를 지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약법삼장이 아니라 약법이장인 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번째 원칙입니다. 직원에게만 지킬 것을 요구하는 사규가 아니라, 사업주가 지켜야 할 의무도 명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21세기 선진국에서 태어나 자란 젊은 구성원과 함께 일하려면 이 균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인간 본성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조직을 설계하는 사람은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 결정해야 합니다. 저는 성선설에 무게를 두되, 사람은 본인 이익 앞에서 이기적일 수 있다는 전제를 버리지 않는 쪽을 권합니다. 규칙은 최소화하고, 그 대신 위반에는 예외를 두지 않으며, 그 규칙이 직원과 사업주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도록 설계하는 것 — 이것이 제가 여러 조직을 보며 반복적으로 확인한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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