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인사이트 · 2025.09.02 · 조회 74 · ✓ 전문가 작성
8월 중간점검 시즌이 되면 인사 담당자에게 가장 자주 오는 질문은 결국 하나로 수렴합니다. “상반기 실적이 이렇게 저조한데, 목표를 그대로 두는 게 맞습니까?” 이 질문 뒤에는 서로 다른 방향의 압력이 동시에 걸려 있습니다. 한쪽에는 “이미 끝난 경기”라고 체념하는 구성원의 사기 문제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연초에 합의한 목표를 함부로 흔들면 평가 공정성 전체가 무너진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저는 인사·전략기획 임원으로 일하면서 이 질문을 매년 여름마다 마주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만으로 목표를 낮추는 것은 원칙적으로 옳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목표는 어떤 경우에도 바꾸지 않는다”는 태도도 정답은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바꾸느냐 마느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무엇을 기준으로 바꿀지와 바꾸지 않을지를 연초에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그 기준이 없으면 8월마다 같은 논쟁이 감정적으로 반복됩니다.
이 글은 경기·환율·물류·소비 트렌드 같은 외부 변수가 잦은 업종을 중심으로, 중간점검 시점에 목표 조정 요청이 들어왔을 때 인사 담당자와 팀장이 실제로 무엇을 판단하고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핵심 요약
- 단순한 상반기 저조는 목표 조정 사유가 아니다 — 조정은 전사 사업계획 자체가 흔들릴 때만 정당하다
- 부서 단위 저조는 목표 수준을 유지한 채 '달성 경로'를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다
- 전사 목표 자체가 흔들리는 경우에는 개별 협상이 아니라 Rolling Plan 절차로 일괄 조정한다
- 목표를 바꿀 수 없다면, 대체 과제(B)를 정식 심사로 공식 목표에 편입하는 방법이 있다
연초의 MBO 목표 합의는 단순한 숫자 맞추기가 아닙니다. 전사 전략과 부서 목표, 개인 KPI를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작업이고, 그 결과가 연말 평가와 보상에 그대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이 합의는 가볍게 바꿀 수 없는 약속의 성격을 갖습니다.
반면 중간점검의 본래 목적은 진단과 지원입니다. 자원을 재배치하고 프로세스의 병목을 찾아내는 계기이지, “힘드니까 낮춰주는” 자리가 아닙니다. 문제는 이 두 가지가 현장에서 자주 뒤섞인다는 점입니다. 달성률이 심하게 낮은 부서일수록 “이미 승부가 끝났다”는 인식이 퍼지고, 그 인식이 목표 변경 요청이라는 형태로 인사팀에 전달됩니다. 하지만 요청의 표면적 이유(실적 저조)와 실제로 해결해야 할 문제(달성 가능성의 회복, 또는 전사 계획 자체의 붕괴)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어떤 결정을 내려도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목표 조정 요청을 받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것이 어떤 유형의 저조인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저조의 원인과 범위에 따라 대응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는 원칙적으로 목표를 조정할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목표를 그대로 둔다고 해서 손 놓고 있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목표 수준은 유지하되, 그 목표에 도달하는 경로를 지원하는 것이 관리자의 역할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분기 단위 목표를 더 잘게 쪼개 중간 마일스톤을 재설계하고, 다른 부서의 재고·물류 슬롯·마케팅 크레딧 같은 자원을 지원하며, 개선률이나 학습 성과에 비금전적 인정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목표를 낮추는 대신 달성 가능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환율 급변, 공급망 차질, 소비 트렌드의 급격한 이동처럼 특정 부서의 노력과 무관하게 전사 사업계획 자체가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개별 부서와의 협상이 아니라 회사 차원의 재설계, 즉 Rolling Plan 절차를 통해 목표를 일괄 조정해야 합니다. 개별 협상이 아니라 전사 절차로 조정해야 형평성이 유지됩니다. 외부 변수의 영향을 정량화하고, 손익과 현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한 뒤, 변경 사유·범위·기간·복원 조건을 문서로 명문화하고, 임원단이나 성과위원회 같은 거버넌스의 승인을 받는 순서입니다. 이 절차 없이 특정 부서의 목표만 조용히 낮춰주면, 그 순간부터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안 봐준다”는 인식이 조직 전체로 번집니다.
연초에 세운 목표(A)가 구조적으로 달성 불가능해졌지만 전사 차원의 Rolling Plan을 발동할 정도는 아닌 애매한 상황도 있습니다. 이때 부서가 A를 대체·보완하는 새로운 과제(B)를 제안하고, 이를 정식 심사를 거쳐 공식 목표로 치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알아서 만회하라”는 방임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B는 전사 전략과 동일한 가치사슬에 기여해야 하고, 산식과 데이터 소스가 검증 가능해야 하며, 잔여 기간 안에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타임박싱되어야 합니다. 이 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B는 목표가 아니라 변명에 가깝습니다.
실천 포인트 — 목표 조정 요청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이것이 부서의 문제인가, 전사 계획의 문제인가”부터 구분하십시오. 이 구분을 틀리면 이후의 모든 절차가 형평성 시비에 휘말립니다.
코로나19 시기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매출은 공시와 보도를 통해 확인될 만큼 크게 늘었습니다. 그 결과 상당수 유통사에서 오프라인 중심 지표(점포 방문객 수, 오프라인 매출 비중)보다 온라인 전환과 이행(fulfillment) 관련 지표의 가중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KPI 바스켓을 재구성한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신규 고객 수나 재구매율, 주문당 처리시간, 약속시간 내 배송율, 배송 만족도 같은 지표가 대표적입니다.
이 사례가 시사하는 것은 단순합니다. 목표 숫자를 낮추는 것과, 사업의 실제 성과를 더 정확히 반영하도록 지표 자체를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점입니다. 후자는 위에서 설명한 ② 또는 ③의 절차, 즉 전사 차원의 재설계이거나 정식 심사를 거친 대체 과제일 때만 정당성을 갖습니다. 지표만 바꿔서 달성률을 좋게 보이게 만드는 것은 재무적 실체와 무관한 착시일 수 있으므로, 지표 변경 시에는 반드시 재무 영향을 함께 검증해야 합니다.
목표 조정 요청을 받았을 때 아래 질문에 순서대로 답해보면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 대체로 판단이 섭니다.
마지막 질문에 “아니오”가 나온다면, 그 대체 과제는 아직 정식 목표로 승인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입니다.
중간점검에서 “저조하니 낮춰달라”는 요청 자체는 조정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이 원칙을 흔들면 연초 합의의 신뢰가 통째로 무너지고, 다음 해부터는 목표 합의 자체가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합니다. 하지만 회사 전체 사업계획이 흔들릴 정도의 환경 변화가 실제로 발생했다면, 그것은 개별 부서와의 물밑 협상이 아니라 Rolling Plan이라는 공식 절차로 다뤄야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중간 어딘가, 구조적으로 어려워졌지만 전사 재설계까지는 아닌 상황이라면 대체 과제(B)를 정식 심사로 편입하는 세 번째 길이 있습니다.
세 가지 경로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조직이 미리 문서로 합의해두면, 8월마다 감정적으로 반복되는 논쟁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원칙과 유연성을 동시에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겪고 있는 목표 조정 요청이 위 세 가지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또는 조직에 맞는 Rolling Plan 절차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상의하고 싶다면 전문가에게 직접 질문해 주시거나 상담을 요청해 주십시오.
콜라플 님이 직접 확인하고 답변드립니다. 답변은 이메일로 알려드리며, 보통 1~2일 걸립니다.
🙏 개인정보나 민감한 내용이 아니라면 공개 질문을 부탁드립니다. 질문과 답변이 공개되면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에게도 지식과 경험이 공유됩니다.
실명이고, 회사메일일 때 답변에 정성이 더 들어갑니다.
접수된 질문과 공개된 Q&A는 운영 방침에 따라 관리자의 판단으로 사전 안내 없이 삭제(비공개 전환)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