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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vs. 네이버/카카오톡

협업·조직문화 · 2026.05.27 · 조회 39 · ✓ 전문가 작성

핵심 요약

  • 천리안은 사용자를 모으는 무료 웹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유료 모델에 안주하다 몰락했다
  • 전성기의 성공이 오히려 근시안을 낳아 소수의 다른 의견을 수용하지 못한 것이 실패의 근본 원인이었다
  • 카카오톡과 라인은 서로 다른 문화의 조직과 협업하며 성장했으나 여전히 국내용 한계를 안고 있다
  • U양행과 3M 사례는 성실도 관리와 고객 관점의 협업이 기업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응답하라 1988>에서 추억을 돋게 했던 ‘천리안’이 2015년 10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2년 ‘하이텔’의 후신 ‘파란닷컴’의 서비스 종료에 이어 이제 PC통신 시대를 풍미했던 이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천리안의 몰락, 전성기 3년 전부터 예고된 위기

천리안의 위험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전성기 3년 전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전성기 시절, 그러니까 요즘 말하는 골든 타임에 경쟁자도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 천리안의 불행이 되었다.

천리안은 멀리 보는 눈을 가졌지만 생각이 다른 사람과 협업하지 않아 바로 눈앞만 보는 근시안이 되었다.

내가 즐기고 있을 때, 그들은 준비한다. 1997년 ‘다음’에서 무료 웹메일(hanmail)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0년 네이버는 통합검색을 시작해 무료 웹 시대 준비를 완료하고 있었다. 이 시기에 천리안은 유료 사용자 급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2000년에 최고 전성기를 맞이해 1인당 월 1만 원 유료 가입자가 350만 명에 이르게 되었다. 월 매출은 약 350억 원이 되었다. 천리안을 서비스하는 데이콤 주가는 주당 60만 원으로 치닫고 있었다. 2017년 말 현재 데이콤 주가는 주당 주가는 1만 원 수준이다.

무료 웹 시대를 읽지 못한 유료 서비스의 착각

다수일 때 소수 의견을 살펴보고 준비해야 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한 가지 이유로, 인터넷 시대에는 사용자를 모은 자가 이긴다는 점을 몰랐기 때문이다. 네이버, 페이스북, 트위터 모두 사용자를 모으는 데 주력했다. 사람을 모으고 나니까 비즈니스가 자연스럽게 따라온 것이다. 천리안은 2000년 중반까지만 해도 ‘너희는 무료 서비스이지만 우리는 유료 서비스다’, ‘너희는 공짜가 몇 백만 명이지만 우리는 유료가 몇 백만 명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다른 하나는 트렌드인지 일시적인 유행인지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천리안이 빠르게 35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모은 것은, 당시 인터넷을 하기 위해서는 전화 접속을 한 후 인터넷으로 넘어가야 하는 특수한 구조, 즉 일시적 유행이었기 때문이다. ADSL(비대칭 디지털 가입자 회선)에 이어 VDSL(초고속 디지털 가입자 망)까지 나오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빠른 인터넷을 하게 되자 저속의 천리안은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어졌다. 그럼에도 천리안은 초고속 인터넷을 트렌드로 인정하지 않았다. 3~4만 원짜리 ADSL이 비싸서 1만 원으로 인터넷을 하는 사람이 여전히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몇 년간 계속 품고 있었다.

카카오톡과 라인의 협업, 그리고 남은 국내용 한계

라인은 생활문화가 다른 일본에서, 카카오톡은 기업 문화가 다른 다음과 성공적인 협업을 수행했다.

‘카카오톡’이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지 4년 만에 포털 2위 업체인 ‘다음’을 인수했다. 인수 이후 다음의 웹 서비스는 점차 축소되고 서비스 중심은 모바일로 가고 있다. 그럼에도 카카오톡은 국내용 서비스라는 한계가 있다. 카카오톡이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인수해 만든 ‘카카오내비’ 역시 국내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천리안에서도 트렌드를 다르게 보는 세력이 있었다. 다수 세력이 소수 세력을 인정하지 못하는 분위기에서는 좌절감만 맛보는 이들이 발생한다. 때로는 소수 의견을 가진 인원으로만 팀을 구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천리안은 그들이 새로운 눈으로 제로베이스(zero-base)에서 전체를 재구성해 3년 뒤를 준비하도록 했어야 했다. 천리안도 데이콤 내에서 소수였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은 다수인 카카오톡이 다음 인수 후 해야 할 일이다.

다수가 옳다고 믿는 전성기일수록 소수의 다른 시선을 살려두는 것이, 3년 뒤의 생존을 결정짓는다.

콜라플 지키기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열흘 가는 꽃이 없다는 뜻이다. 초코파이의 오리온은 그냥 장수 기업이 된 것이 아니다. 추운 러시아와 더운 베트남을 다니면서 처음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소수가 있었다.

U양행과 3M, 엇갈린 협업의 결과

실패 사례 국내 제약 업계 매출 1위이자 존경받는 기업인 U양행에서 영업사원에게 업무용 태블릿 PC를 지급하면서‘개인 위치정보 수집ㆍ이용 제공 동의서’를 내도록 했다. 영업사원의 이동 궤적을 파악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 영업사원의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보관하려면 두 가지 법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나는 위치정보 사업과 위치기반서비스 사업의 허가를 얻어야 하고, 다른 하나는 직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U양행은 이동통신사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이동통신사가 직원의 동의를 얻는 방법을 택했다. 회사 측은 직원의 위치를 추적할 의도가 없으며, 태블릿 PC를 잃어버렸을 때 단말기를 찾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사원의 성과를 측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매출, 수익, 고객만족도 등이면 충분하다. 물론 영업사원의 성실도도 중요한 판단 요소다. U양행은 많은 약국과 병원을 방문하는 영업사원의 성실도가 성과와 직결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있다. 경쟁회사는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마케팅 수단과 영업전략으로 협업을 하고 있을 때, U양행은 영업사원의 약국과 병원 방문 기록만 챙기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이켜 봐야 한다.

성공 사례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짐 콜린스’교수는 저서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서 혁신 기업‘3M’은 장기적 안목과 전략으로 성공했다고 설명하지만, 성공한 제품들은 이것저것 하다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많다고 파악했다. 강력한 접착제를 만들다가 실패한 느슨한 접착제로 만든‘포스트잇’이 대표적인 사례다. 15%의 여유 시간을 강조하는 3M은 관련된 부분과의 협업 정도를 평가하는 경영 방식을 취하고 있다. 회사의 핵심을 유지하면서 보유한 기술이 고객에게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를 개발자의 입장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살펴보게 한다. 3M의 제품이 다양하면서도 하나하나 쓸모가 있는 이유다.

*『콜라플 — 협업하는 인간, 강해지는 조직』(2018)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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