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조직문화 · 2026.04.22 · 조회 35 · ✓ 전문가 작성
핵심 요약
- 에너지를 얻는 데도, 다 쓰고 남은 것을 버리는 데도 똑같이 비용과 노력이 든다
- 과거의 성공 경험을 버리는 일은 머리로는 이해되어도 가슴으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 협업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나를 비우는 과정이 필요하며, 버릴 것은 그때그때 버려야 한다
-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조직(스컹크 유형)과 미리 위기 대응 체계를 갖춘 조직(토요타)의 차이가 성패를 가른다
대기업의 D본부장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비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저임금을 찾아 동남아에 공장을 세우기로 하고 비용계획을 마친 상태였는데, 막상 가보니 도로도 없고 전기도 부족하다. 그 정도는 미래를 위해 감당하기로 한다.
우리가 쓰는 화석연료는 거저 생기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땅을 점점 더 깊숙이 파 내려가야 한다. 탱크와 파이프도 길게 만들고, 배도 움직여야 한다. 예전에는 1미터만 파도 석유가 나왔다면 지금은 아주 깊이 파야 한다. 바닷속도 파헤쳐야 한다. 화석에너지가 고갈되어 가면서 가격이 오르자 더 깊이 파거나, 모래와 섞였거나 해도 돈이 되기 때문에 채굴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셰일가스가 그 결과다. 우리가 쓰고자 하는 에너지를 얻어내기 위한 에너지가 그만큼 늘고 있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 에너지를 쓰다니 정말 아이러니다. 그뿐 아니라 다 쓰고 남은 것을 버리기 위한 에너지도 증가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원자력 폐기물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한 노력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꼭꼭 숨어 있는 그것을 찾아내려니 힘이 든다. 협업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에너지를 만들어 보자.
얻는 데는 물론 버리는 데도 비용이 든다. 화석연료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노력이 중요하다. 태양광(열), 풍력과 같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더욱 개발해야 한다. 석유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비료를 만들고, 옷을 만드는 데에도 쓰이므로 재생에너지가 발전하더라도 계속 쓰임새가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바닷속 석유를 얻으려다 사고가 난 멕시코만의 석유 채굴 구멍으로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갔고, 얼마나 자연이 파괴되었는지도 잊지 말아야 한다. 2011년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처리 비용이 만드는 비용보다 훨씬 더 커지는 대표적인 사례다. 비용뿐만 아니라 고통도 수반되었다.
무언가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익숙해진 것을 버리는 데 더 큰 비용과 고통이 따른다는 사실을 잊기 쉽다.
비울 때도 채우는 것만큼 비용과 노력이 든다. 과거의 성공 사례는 지금의 변화된 경영 환경에서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 경쟁자의 제품이 변화했고, 사람도 바뀌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런데 버려야 한다는 것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경험과 추억을 버리는 데에는 고통이 따른다. 내가 그동안 힘들게 익히고 지켜 왔던 숙달된 기억들을 버리기 위해서는 때로는 무언가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더 큰 노력과 비용이 수반된다.
협업 과정에서도 버릴 것이 생긴다. 하루 날을 잡아서 한꺼번에 버리자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려면 더러운 것을 매일 보아야 하고 그만큼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때그때 버리자.
콜라플 비우고 채우기 약간의 도움이 필요해서 사람을 불렀는데 도움은커녕 일을 망쳤던 경험이 한두 번쯤 있을 것이다. 웬만한 일은 혼자서 또는 기존 팀이 처리하는 것이 빠르고 정확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 편하다는 점이다. 너를 가르쳐서 시키느니 내가 (야근을 해서라도) 해버린다는 마음이다. 사람이 가장 어렵다. 혹시 나를 비우지 않은 상태에서 협업을 요청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자.
실패 사례 취업사이트 '파워잡'이 직장인 787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경력관리 및 퇴출 유형을 묻는 질문에 창조적인 변화를 거부해 협업 없는 고립된 '스컹크 유형'이 전체 답변의 17.5%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스컹크 유형이란 북아메리카 쪽의 멸종 위기 스컹크를 빗댄 것이다. 원래 적으로부터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방귀를 배출하는 스컹크가 환경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해 지나가는 자동차에도 방귀를 뀌다가 수도 없이 깔려 죽어 멸종 위기에 처한 상황에 착안해 만든 말이다. 즉, 창조적인 변화를 거부함으로써 주변에 출현한 위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플랜B가 전혀 없는 유형을 말한다.
성공 사례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대지진 당시 '토요타자동차'는 지진 발생 2시간 만에 생산ㆍ조달ㆍ판매ㆍ인사ㆍ총무 5개 부문이 협업하는 비상대책팀을 구성했다. 이튿날에는 최고경영회의를 잠정 중단하고, 현장 대응을 위한 의사결정 권한을 실무진에 대폭 위임한 '선(先)행동 후(後)보고 체계'로 전환했다. 또한 조달 전문 인력 500명을 파견해 지진 현장의 부품 상황을 파악하고 태국 등 대체 공급처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토요타자동차는 지진 발생 17일 만인 3월 28일, 인기 모델인 '프리우스' 등 3개 차종의 생산을 재개할 수 있었다. 이런 일련의 대책은 미리 준비된 컨틴전시(Contingency) 대응 매뉴얼하에 진행되었으며, 토요타자동차는 이를 통해 대지진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컨틴전시 플래닝(Contingency Planning)은 기업 리스크 관리를 위한 주요 방안 중 하나다. 기업 리스크 관리는 정상 상태에서 긴급 상태로 전이되기 전에 이를 예방하는 협의의 '리스크 관리(Risk Management)'와 현실화된 긴급 상태를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위기 관리(Crisis Management)'로 구분되는데, 사후 대응의 성격이 강한 컨틴전시 플래닝은 위기 관리에 해당한다. [컨틴전시 플래닝 위기대응 비책 갖고 계십니까, 매일경제, 2012년 6월 1일, http://luxmen.mk.co.kr/]
*『콜라플 — 협업하는 인간, 강해지는 조직』(2018)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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