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플

배추와 삼겹살

협업·조직문화 · 2026.03.15 · 조회 36 · ✓ 전문가 작성

핵심 요약

  • 농산물 시장은 공급량의 작은 변화(5%)에도 가격이 폭락·폭등하며, 이는 단기 계약 구조의 한계를 보여준다.
  • 조금 덜 벌더라도 정해진 가격으로 거래하는 장기 계약이 생산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안정을 준다.
  • 협업의 성과는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으며, 긴 안목으로 기다려야 한다.
  • 크라이슬러의 단기 계약 실패와 오뚜기의 장기 상생 성공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농산물의 폭락과 폭등은 매년 반복된다. 이른바 밭떼기로 계약을 하더라도 폭락 시에는 위약금을 주고 시장에서 사면 더 싸다. 물론 폭등할 때는 위약금을 주고 시장에서 더 비싸게 팔 수도 있다. 어이가 없는 것은 이런 폭등과 폭락을 발생시키는 공급량의 차이가 고작 5%라는 사실이다.

공급량 5% 변화에도 폭락·폭등하는 농산물 시장의 함정

배추 생산량이 5% 증가하면 폭락이 시작된다. 하루 이틀이면 더 내려갈 테니 수요자는 잠깐 기다리게 된다. 그동안 수확된 배추는 창고에 모이기 시작한다.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한다. 이상하다. 초과량 5%만 떨어져야 셈법이 맞는데 반값이 된다.

반대로, 배추 생산량이 5% 감소하면 폭등할 채비를 한다. 배춧값 급락을 본 생산자가 배추를 조금 덜 심은 것이다. 4개월 후 감소된 물량 때문에 가격이 금방 두 배가 된다. 이 과정에서 유통업자의 배만 불리게 된다. 이것을 알면서도 개선이 안 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상황이 이러니 1년 단위 밭떼기 계약이 잘될 수가 없다. 폭락하거나 폭락시 위약금을 주고 팔거나, 사는 것이 좀 더 이익이 될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그렇다. 이 상황을 깨는 방법은 장기 계약밖에 없다.

장기 계약이 만드는 가격 안정과 상생 구조

새로운 배추가 자라고 있으므로 배춧값 파동은 오래가지 않는다. 지금 협업이 안 된다고 크게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협업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조금 덜 벌더라도 지속적이어야 한다. 조금 싸더라도 정해진 가격으로 사고, 조금 비싸더라도 정해진 가격으로 팔면 된다. 3년 계약만 하더라도 생산자와 구매자가 안정적인 배추 가격을 보장받게 된다. 단기적인 관계가 아니라 장기적인 협업 관계가 되는 순간이다.

안정적인 원가는 경제도 안정시킨다. 2016년 유가가 급락해 2003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산유국 경제가 침체되어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 유가가 하락하면 디플레이션도 발생할 수 있다. 사실 저유가는 세계 경제에 좋은 것이다. 2003년 저유가 시절, 경제는 오히려 좋았다. 원가가 올라가는 것이 문제지 떨어지는 것은 문제될 게 사실 없다. 문제는 하락의 속도다. 조금씩 서서히 떨어지면 나쁠 것이 없다. 상승도 마찬가지다. 연 2% 정도 오르면 경제가 잘 적응한다. 그 정도 인플레이션은 건강한 자극이 된다.

널뛰기 시장에서는 단기보다 장기적 관점이 있어야 한다. A식당은 매번 시장 가격에 따라 식자재를 구매한다. 배춧값 오르고, 삽겹살 값이 오른다고 해서 가격을 바로 올릴 수는 없다. 장사하기 힘들어지는 순간이다. 반대로 떨어진다고 바로 낮추지도 못한다. 못마땅한 상황인 것이다. 옆에 B식당은 장기 계약으로 식자재 가격이 동일하다.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품질도 올릴 수 있으며 고객 서비스도 향상시킬 수 있다. 작은 걸음이라도 의미가 있어야 하며, 의미가 성과가 되려면 긴 안목으로 해나가야 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아침과 저녁이 달라서는 내일이 없을 수도 있다.

원가와 가격의 변동성을 견디게 하는 것은 결국 단기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계 속에서 쌓이는 신뢰다.

협업의 성과는 기다림에서 나온다

회사 내에는 비슷해 보여도 다른 여러 인재가 있다. 이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어 놓으면 협업을 길게 이루어 나갈 수 있다.

콜라플의 첫걸음 하루 이틀 만에 협업의 효과를 얻을 순 없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먼저 내가 마음을 열고 상대에게 도움을 주면서 천천히 기다려야 하는 것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동일하다. 협업의 첫 성과도 천천히 기다려 주자.

크라이슬러의 단기 계약 실패, 오뚜기의 장기 상생 성공

실패 사례 미국의 자동차 회사‘크라이슬러’는 경쟁입찰제를 통해 낮은 단가를 제시한 부품 업체들과 단기적인 계약 관계를 형성했다. 원가 절감을 위해 사실상 부품 업체의 단가를 후려치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부품 업체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이익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계가 형성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부품 업체에 대한 가격 압박은 품질 하락으로 이어졌고, 경쟁사들보다 신차 개발 기간은 오히려 길어졌다. 비용 역시 더욱 상승했다. 일본의 자동차 회사‘미쓰비시’는 2000년 이후 닛산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원가 절감과 개발 기간 단축에만 주력하고, 부품 업체와의 기술 협력은 등한시했다. 결과적으로 결함 차량이 증가했고, 보증 수리 부담에 판매 부진이 겹쳐 2000년 3,600억 엔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주가도 40% 하락했다. 우리나라도 완성차와 협력사의 협업이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CR(Cost Reduction, 원가 절감)회의’를 하면 협력사만 죽어나는 형국이다.

성공 사례 많은 식품 업계가 OEM(주문자 상표 부착)으로 제품을 판매한다. 대체로 OEM으로 생산하는 중소기업은 죽지 않고 살 만큼만의 이윤을 남기고 판매자(대기업)에게 제품을 넘긴다.‘비정규직 사원 제로’로 유명한 ‘오뚜기’는 OEM 협력 업체에 제값을 쳐주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새로운 설비를 지원하는 등 진정한 협력으로 품질도 잡고 있다. 오뚜기는 건면 제품을 모두 OEM으로 생산한다. 참치 캔도 OEM으로 변경한 후 매출액이 변경 전 대비 69% 상승했다. 협력 업체와 장기적인 상생(相生) 관계에 기반을 둔 협업을 이룬 결과 소비자에게 품질을 인정받은 것이다.

*『콜라플 — 협업하는 인간, 강해지는 조직』(2018)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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