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플

3, 5, 7 vs. 4, 6, 8

협업·조직문화 · 2026.02.17 · 조회 29 · ✓ 전문가 작성

핵심 요약

  • 애매하게 양쪽을 겨냥한 포지셔닝은 성공하면 틈새전략, 실패하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결과로 평가된다
  • 삼성자동차 SM5의 성공은 삼성 브랜드가 아닌 닛산의 기술력 덕분이었으며, 직접 만든 후속 모델은 성과가 떨어졌다
  • 협업과 달리 사업에서는 결과가 좋으면 성공 요인, 나쁘면 실패 요인으로 사후적으로 평가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성공하면, 양쪽을 다 잡은 틈새전략에 새로운 시장이라고 한다. 실패하면,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삼성자동차’의 ‘SM6’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포지셔닝의 딜레마

현대자동차의 ‘아슬란’은 ‘그랜저’보다 좋은 사양을 원하지만 ‘제네시스’가 부담스러운 고객을 목표로 나온 차다. 달리 말하면 그랜저보다 비싼데, 제네시스보다 못한 차일 수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셈이다. 늘 그렇듯 성공하면 틈새전략이 성공했다고 한다. 아슬란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차가 되었고, 결국 2017년 말에 단종되었다. 자동차 작명을 숫자로 하는 대표적인 차는 ‘BMW’이다. 3, 5, 7로 포지셔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자동차가 이를 따라 했다. SM3, SM5, SM7이다. 기아차는 K시리즈로 그 뒤를 이었다.

SM5 성공의 진짜 이유, 삼성이 아닌 닛산

닛산이 만든 삼성자동차는 5+급이다. 1998년에 출시된 1세대 ‘SM5’는 ‘소나타’급이지만 소나타보다 조금 더 좋은 차로 인식되어 대성공을 이루었다. 삼성그룹에서 임원으로 승진되면 영업사원이“차 바꾸셔야죠”라는 애교 있는 강매도 가능한 시절이었다. SM은 ‘Samsung Motors Model’이라는 의미인데, 삼성(S)이 만든(M) 이미지로 시장에 침투했다. 삼성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실력 있는 기업이라거나 그래서 뭔가 다르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는 고객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삼성이 만든 자동차라서 성공한 것이 아니고 일본이 만든 차이기 때문에 성공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닛산’이 만든 차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삼성이 직접(!) 만든 2005년에 출시된 2세대와 2010년의 3세대는 1세대보다 성공적이지 못했다.

사고는 늘 일어날 수 있다. 성공적인 협업의 유효기간은 영원하지 않다.

SM6의 승부수와 불확실한 시장 반응

SM6 가격으로 SM6 품질은 누구나 만든다. 후속 차가 미진한 상황에서 SM5의 명성도 여전하지 않았다. 5의 가치는 소진되어 버렸다. 고민 끝에 6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슬란의 실패도 보았고, BMW6의 판매량도 아른거렸을 것이다. 삼성은 ‘6’의 가치를 만들기로 최종 결정을 했다. 다행히도 고객의 반응은 아직까지는 괜찮아 보인다. 잘 팔리면 성공 사례가 된다. 소나타보다 좋은 사양을 원하지만 그랜저는 부담스러웠던 고객이 반응했다. 사양도 소나타보다 좋지만 가격도 소나타보다 비싸졌다. 과연 어떻게 될까? 시장에서 성공하면 틈새를 잘 공략했다고 할 것이다. 잘 안 되면 아슬란과 같은 처지가 될 것이다. 5와 7을 적당히 섞어서 6를 만들면 성공할까? 애매한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이것도 저것도 안 될 수 있다. 6가 성공적이면 SM은 3, 5, 7은 포기하고 4, 6, 8으로 가는 것이 맞겠다. 독일 차 ‘아우디’도 짝수로 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협업과 달리 사업에서는 결과적으로 잘되면 성공 요인이고, 잘 안 되면 실패 요인이다.

애매한 목표는 협업팀에 독이 될 수 있다. 어느 쪽도 아닌 어중간한 포지셔닝은 결과가 좋을 때만 전략으로 포장될 뿐, 본질적으로는 방향성의 부재를 드러낸다.

협업팀에 애매한 목표는 독이다

콜라플이 할 것 정하기 미지근한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필요한 경우도 많지만 식당에서 나오는 물은 대부분 찬물이면 찬물, 더운물이면 더운물이다. 미지근한 것은 일시적이고 한정적이다. 협업팀에 애매한 목표를 주어서는 안 된다.

어중간한 포지셔닝의 실패와 성공 사례

실패 사례 소주와 맥주를 섞어 먹는‘소맥’이 유행하자 맥주의 알코올 도수를 높인‘카스레드(Cass Red)’가 출시되었으나 시장에서 사라졌다.‘소맥’은 소주와 맥주를 섞는 재미가 포함되어 있다. 단순히 알코올 도수를 높인 카스레드는 시장을 잘못 판단한 것이다.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의 중간 색깔인 로제와인과 하인즈가 만들었던 살사 스타일의 케첩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제품이다. 레드와인이나 화이트와인과 살사 스타일의 소스가 많이 팔린다 한들 레드와인을 화이트와인과 섞어 먹지 않고, 케첩을 살사처럼 먹지 않았던 것이다. 단순히 더하는 것은 협업이 아니다.

성공 사례 2014년 12월 가구ㆍ생활용품 업체인 스웨덴의‘이케아(IKEA)’가 경기도 광명시에 첫 매장을 열었다. 이케아는‘가구공룡’이라고 불리며 연간 매출이 40조 원에 육박하는 글로벌 가구 기업이다. 이케아는 고객들에게 DIY(do-it-yourself, 소비자 제작 상품) 가구를 비롯해 생활용품과 인테리어 소품 등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적인 대형 가구점의 등장으로 국내 가구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는데,‘한샘’은 이케아가 등장하자 고객만족에 집중했다. 이케아가 스스로 만든다면 한샘은 직접 조립해 주고 설치해 주는 종합 서비스를 오히려 강화했다. 이케아가 등장한 다음 한샘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30%가량 증가했다. 위기 앞에서 판매와 설치가 절실하게 협업해 얻은 결과다.

*『콜라플 — 협업하는 인간, 강해지는 조직』(2018)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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