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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vs. 꼴찌

협업·조직문화 · 2026.01.01 · 조회 38 · ✓ 전문가 작성

핵심 요약

  • 1등과 꼴찌를 짝짓는 위계적 자리 배치는 협업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 협업은 수평적 관계와 서로 다른 특기를 가진 사람들의 결집에서 비롯된다
  • 삼성전자·삼성후자 사례는 실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머니볼 이론은 성공 사례로 대비된다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방영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온 꼴찌 덕선의 짝은 1등이다. 1등이 꼴찌에게 도움을 주라고 짝이 되도록 했다. 덕선에게 1등 짝은 과연 도움이 되었을까? 한 반에 학생이 60명이 넘던 시절에는 효율적인 수업과 학습이 사실상 어려웠다. 대략 중간 수준에 맞춰서 설명하면 앞선 학생은 지루하고, 느린 학생은 어려워서 잠이 오게 된다. 요즘 초등학교는 한 반이 30명 미만이니 사정은 나아졌지만 얼마만큼의 인원이든 수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선생님은 서로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리 배치를 다음 페이지의 그림처럼 해본다. <응답하라 1988>에서 보았던 자리 배치다.

1등이 꼴찌를 도와주도록 한다. 과연? 1등이 60등을 지도하고, 2등은 59등을 이끌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보았듯이 그다지 효과는 없다. 두 사람은

학교에 등교한 이유가 다르다. 관심사도 다르다. 그나마 착한 1등과 60등은 선생님이 시키니 뭔가 하는 척 시늉은 할 것이다. 기업 내에서도 종종 1등과 꼴찌를 한 팀으로 만들어 주곤 한다. 1등의 지도와 편달로 성과를 내라는 의도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1등과 꼴찌를 짝으로 만든 것과 같은 상황이다.

1등과 꼴찌를 짝이 되게 하고 다정한 대화와 협업이 있기를 기대한다.

위계적 자리 배치를 넘어, 수평적 협업의 조건

오히려 끼리끼리 모이게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다음 그림은 '끼리끼리' 어울리게 하는 모습이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잘하는 아이끼리 앉게 한다. 인성이 비슷하거나, 관심 분야가 같은 친구들을 모아서 여럿이 같이 하는 시작점을 만들 수 있다. 1등과 꼴찌라는 자리 배치는 '끼리끼리'의 반대다. 학생이라면 평등한 관계일 수 있지만 기업에서는 불평등하고 위계적인 환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협업은 수평적 관계에서 비롯된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물론 상사와 부하 관계에서도 일을 나

누어야 하며 협업해야 한다. 명령이나 지시에 대한 이행은 분업적 가치다. 그럼에도 상사와 부하가 서로 지원하는 관계라면 협업이 될 수 있다. 성과를 내는 순서가 아니라, 각자 잘하는 특기가 있고 성품이 서로 달라 벌집 같은 결집력을 만드는 자리 배치가 이루어지면 협업은 더욱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다른 특기와 성품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다른 역할을 맡을 때 비로소 협업이 시작된다.

서로 다른 특기가 만드는 팀워크의 실제 사례

리더의 중요성은 여기에서도 나타난다.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을 모은 것이 아니라 각자 특기가 있는 사람이 모인 곳이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잘 내는 정봉을 격려해서 문제를 풀 열쇠를 찾게 한다. 정환으로 하여금 실행 계획을 짜게 하고, 선우는 그 계획 아래에서 행동한다. 보라는 프로젝트 관리를 하도록 한다. 조직에는 동룡처럼 잘 따르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른바 팔로우십(followship)이다. 리더가 행복해지는 순간이다. 한편 조직에는 덕선처럼 투덜거리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진행 중에 문제를 발견하는 사람일 수 있으니 긍정적인 에너지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리더가 홀로 하는 것보다 여럿이 같이 하는 것이 즐거울 수 있다.

같은 목표를 갖고, 공감하며, 각각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각자의 역할이 있을 뿐 1등과 꼴찌는 없다.

콜라플 팀 만들기: 성과 위계가 아닌 역할 분담

콜라플 팀 만들기 불평등하고 위계적인 환경에서는 아래를 향한 명령과 지시만 있을 뿐 자발적 소통은 없다. 이런 환경에서 협업은 시늉에 불과하다. 1등이 꼴찌의 업무 수행 결과를 멸시하고, 꼴찌가 1등의 성과를 질투하는 상황에서 둘을 팀으로 묶어 놓으면 둘 다 망하는 지름길이다. 콜라플 팀에서 짝은 성과의 높낮이를 기준으로 맺어서는 안 된다.

실패와 성공, 엇갈린 두 조직의 사례

실패 사례 그룹사 내에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꼴찌 기업을 1등 회사에 붙여서 회생시키려는 시도를 한다. 삼성그룹 내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 삼성전(前)자의 임원을 계열사 꼴찌 삼성후(後)자에 보내서 1등의 방법을 전수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성공적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기 어렵다. D그룹은 삼성전자 임원을 스카우트해 삼성의 DNA를 접목하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1등을 불러 꼴찌 옆에 앉힌 것과 다르지 않다.

성공 사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으로 재직한 '빌리 빈'은 메이저리그 최하위였던 팀을 다섯 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명장이다. 그는 명성과 연봉으로 선수를 선발하던 관행을 과감하게 깬다. 오로지 경기 데이터 자료만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재능을 평가해서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거두는 선수를 선발한다. 머니볼 이론이다. 이런 선수 구성으로 140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20연승이라는 이변이자 혁신을 만들어 냈다. 머니볼은 철저하게 분석한 경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배치해 승률을 높이는 게임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콜라플 — 협업하는 인간, 강해지는 조직』(2018)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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