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조직문화 · 2026.05.10 · 조회 40 · ✓ 전문가 작성
핵심 요약
- 성공학의 이상과 달리, 현실에서는 부하 직원을 배려하지 않는 악독한 상사가 오히려 승진하는 경우가 많다
- 악독해도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지키면 팀을 지탱할 수 있지만, 신뢰를 잃으면 결국 조직 문화가 피폐해진다
- 강압적 리더십은 지식 공유와 협업을 무너뜨리는 반면, 신뢰와 공감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은 성과와 협업을 동시에 이끌어낸다
성공학에서는 인정해 주고 격려하고 배려심 있는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현실에서도 그럴까? 나를 편하게 해주는 상사가 승진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부하 직원의 퇴사율이 높은 악독한 상사가 승진한다.
앞에서 구글의 발견을 살펴보았다. 성공적인 팀은 상호 신뢰와 심리적 안정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승진을 거듭해 임원까지 되고 경영진급에 올라간 이들은 성공적인 팀을 이끌었을 테니 그 아래에 있던 팀원들은 상호 신뢰와 심리적 안정이 있어야 마땅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악독한 상사에 대한 정의는 다양할 수 있다. 사장에게 어떤 보고를 하라는 지시를 받은 A상무와 B상무를 보자. A상무는 사장의 이번 지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팀원들에게 설명한다. 이어서 목표와 역할, 실행 계획을 설정한다. 이때 팀원과의 상호 신뢰 아래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이 생기도록 한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다만 사장은 좀 기다려야 할 것이다.
B상무는 배경 설명이 없다. 사장의 지시를 받자마자 즉시 팀원들을 불러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다. 내일 아침에 보자고 한다. 팀원들과의 상호 신뢰는 물론 그들의 심리적 안정도 고려하지 않는다. 당연히 팀원들은 오늘 저녁 중요한 개인 약속이 모두 날아간다.
착한 협업팀원은 남에게 시키지 않고, 그 일을 본인이 한다. 그를 대우하지 않아 팀에서 빠지면 당신이 그 일을 해야 한다.
내일 아침에 보자는 사장 지시에 어떻게 대응하는가? A상무는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면서 며칠 후 보고를 하고, B상무는 성공적이지 못한 팀을 이끌면서 다음 날 보고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결국 B상무가 전무로 승진하게 된다. B상무는 아무 생각 없이 있던 것이 아니다. 사장의 지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신속하게 움직였다. 그는 팀원들에게 적절하게 임무를 배분하고, 그 결과를 잘 정리해서 보고서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팀원의 사생활과 같은 요소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B상무가 전무가 되는 사이에 달라진 것이라곤 팀원들의 이직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심지어 팀원들의 마음에는 '내가
B상무에게 그런 소리를 듣느니 해주고 만다'라는 체념 아닌 체념까지 생겨났다. 삼성이나 현대자동차와 같이 조직 문화가 빡빡한 경우에 A상무보다 B상무를 경험한 팀원이 많을 것이다. 20세기에, 그리고 지금까지 성공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놀면서 성과를 내는 협업팀원은 없다. 놀면서 성과를 내는 상사도 없다. 너무 일만 해서 문제다.
아무리 악독해도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은 있어야 한다. 이렇게 사장이 빠르게 일 잘하는 B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는 사이에 회사의 조직 문화는 피폐해지고, 부서를 넘은 협업은 사라지게 된다. C상무와 D상무가 B상무를 지원할수록 그런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하지만 B상무도 최소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지켜야 길게 갈 수 있다. '구글'에서는 예측할 수 있고 일관성이 있어야 좋은 리더라고 보았다. 상사가 끼어들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 쓰라린 경험이 모두 있을 것이다. 상사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버리지 않는다면 까짓것 퇴근
이 늦어져도 해낼 수 있다. 아무리 악독한 B상무라도 사장에게 내일 아침에 보고해야 하는 상황을 팀원들과 공감해야 한다. 자율적으로 일한다고 느끼게 하면 팀원들은 모시기 어렵고 일을 많이 해야 하지만 리더로 인정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에도 에너지를 쏟게 하려면 상호 신뢰와 심리적 안정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콜라플 지키기 악독한 상사의 성공은 진정한 성공이 아니다. 그들이 영전해 갔을 때 팀원들은 손뼉을 치며 속 시원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악독한 상사는 외로워졌을 때, 주위에 아무도 남지 않는다. 때를 기다린 팀원들은 외면함으로써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저녁을 희생해서라도 편안한 A상무를 승진시켜야 한다. 모시기 편한 상무가 퇴사한 후 어떤 상사가 올지 생각해 본다면 말이다.
악독한 상사의 성공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가 외로워졌을 때 곁을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야말로, 진짜 리더십과 가짜 리더십을 가르는 기준이다.
실패 사례 조직에 SSKK문화가 있는 기업이 있다. SSKK란"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까라면 깐다"는 뜻이다. 그 기업들은 SSKK문화를 통해 꽤 많은 양적인 성과를 이룬 경험이 있다. 현대자동차에서 외국인으로 가장 높은 직책(상무)에 올랐던 '프랭크 에이렌스'는 빨리하는 것이 중요한지, 잘하는 것이 중요한지를 묻는다. 예를 들어 집에서 배관을 수리할 때, 빨리 고치면 좋지만 6개월 뒤에 파이프가 터져 물난리를 겪는다면 또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이다. 서울대학교 윤석화 교수는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비인격적이고 지나치게 강압적일 때, 구성원들은 자신의 지식을 공유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료의 지식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리더의
강압적인 행동은 구성원들의 생각을 경직시키고 시야를 좁게 만들어 동료들과 좋은 지식을 공유할 수 없게 해서 협업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성공 사례 삼성자동차에서 독보적인 영업실적을 올렸던 K가 ○○지점의 지점장으로 발령을 받았을 때, 인력의 3분의 2는 관계사로 가거나 명퇴로 회사를 떠났고 남은 인력들도 딱히 할 일이 없었다.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회사 분위기는 말이 아니었다. K는 삼성자동차가 새 주인을 찾을 때까지 잔류 인력으로 남은 차량 판매와 대고객 서비스를 계속한다는 결정을 했다. ○○지점은 건물의 겉모습은 웅장하고 멋졌지만 사무실과 매장은 정돈이 안 되어 있고, 1층부터 5층까지 뻥 뚫린 건물의 실내는 영하 2도로 보통 추운 것이 아니었다. 고객이 끊긴 지점은 썰렁하기 이를 데 없었고, 무엇보다 K지점장이 참기 힘든 것은 그곳에 근무하고 있던 직원 세 명의 철저한 무관심이었다. K지점장은 먼저 적대감에 가까운 그들의 무관심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개인사도 나누며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개인사를 이야기하다 보면 사람 사는 모습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끼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단계에 이른다. 그렇게 공감대가 형성되면 마음이 열리고 소통이 시작된다. K지점장은 당시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개인사를 나누는 것이 지름길일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개개인과의 신뢰를 회복하면서 진행한 협업으로 ○○지점은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게 되었고,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지점이 되었다. [K지점장의 페이스북 글에서 발췌]
*『콜라플 — 협업하는 인간, 강해지는 조직』(2018)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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