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조직문화 · 2026.01.09 · 조회 34 · ✓ 전문가 작성
핵심 요약
- 아이러브스쿨은 아는 사람(동창) 중심의 폐쇄형 네트워크였기에 결국 쇠퇴했다
- 페이스북은 모르는 사람과의 관계 확장을 통해 성장했다
- 아는 사람끼리의 협업은 '당연함'에 기대다 실패하기 쉽다
- 블라인드 채용·오디션처럼 협업할 인재도 모르는 사람 중에서 찾아야 한다
소셜네트워크(SNS)의 원조는 우리나라다. '아이러브스쿨(iloveschool)' 사이트가 1999년 개설되어 가입자가 1년 만에 500만 명이 될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다. 우여곡절을 겪은 후 2005년쯤 거의 소멸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그즈음 '페이스북(Facebook)' 역시 학교를 중심으로 시작되었고, 2016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15억 명이 사용하고 있다. 연간 매출은 180억 달러 수준이다.
인터넷 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느리고 기능이 시원찮았음에도 불구하고 동창을 찾는 '아이러브스쿨'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그
학생 시절에는 아는 사람들과 하루를 보낸다. 졸업 후에는 모르는 사람들과 지내야 한다.
야말로 열광했다.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못 만났던 동창을 온라인에서 찾게 되었고,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동창이라는 측면에서 아이러브스쿨은 태생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 폐쇄형 네트워크였던 것이다. 단순히 어린 시절을 같이했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관계를 지속하는 데 촉매제로 작용하지 못했다.
아는 사람들이기에 '당연한' 것이 너무 많다. 동창 혹은 동문이라는 용어는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에서 쓰는 말이다. 미국은 졸업생이라는 단어가 있지만 같이 다녔다는(went to school together) 정도의 의미다. 아이러브스쿨은 동창에 한정된 온라인 네트워크로 점차 피곤함의 대상이 되었다. 학교를 다닐 때에도 친한 친구는 몇 안 되었고, 졸업 후 소식이 궁금한 친구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아이러브스쿨 덕분에 반가운 친구를 만나게 되었지만 반갑지 않은 친구도 많이 접하게 된다. 그들의 게시물에 대답하는 것도 차츰 부담이 된다. 몇 번의 오프라인 모임은 추억을 돋게 해주었지만 지속된 만남 역시 어려워진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대화가 생기는 시점부터 슬슬 오프라인 모임은 줄어든다. 온라인 사이트 접속도 안 하게 된다. '다음소프트'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송년회'를 언급하는 횟수가 2014년 7만여 건에서 2017년 3만여 건으로 줄었다고 한다. 이는 사람과의 관계를 부담스러워하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아는 사람과 하는 일은 알고 있는 만큼만 나온다. '페이스북' 역시 학교에서 시작되었지만, 아이러브스쿨과는 달리 모르는 사람과의 관계로 인간관계가 넓어지는 구조다. 상대적으로 미국 사회는 우리만큼 동창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취미나 공통 관심사 위주로 온라인 친구를 새로 만드는 것이 중심 활동이다. 반면에 아이러브스쿨은 예전에 알던 사람을 찾기 위한 사이트였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학교를 통해 알아 가는 사람은 수십 명, 아무리 많다 해도 수백 명에 불과하지만, 학교 밖에서 알아 가는 숫자는 수천 명이다. 아이러브스쿨이 절대 페이스북이 될 수 없는 이유다.
블라인드 면접으로 실력 있는 인재를 찾아내는 것처럼 협업할 인재도 그렇게 찾아야 한다.
현재 대학에서 교수를 뽑을 때 일정 비율은 다른 대학 출신으로 채우고 있다. 잘 아는 사람끼리 모아 놓으면 학문이 퇴보하기 때문이다. 여럿이 같이 하는 협업에 모르는 사람이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와 같다고 하겠다.
아는 사람과의 협업은 '당연함'에 기대다 무너지고, 모르는 사람과의 관계는 오히려 인간관계와 실력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
콜라플 팀 만들기 모르는 사람과 어떤 일을 협업해서 시작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아는 사람과 할 수밖에 없는데, 먼저 기본 규칙(ground rule)을 잘 설정해야 한다. 깨지고 나면 당연히 그 친구가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반드시 나온다. 기본 규칙에 없던 사항은 매번 새로 정해야 한다. 그 친구가 해주겠거니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실패의 시작점이다.
실패 사례 해충 박멸로 유명한 C사는 오랫동안 이력서에 본적을 쓰게 했다. 부모의 고향도 물었다. 지역별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임직원의 출신 지역을 골고루 분포시켜 협업이 잘되게 하기 위함이라고 포장한다. 중요한 직무는 공개 채용보다는 비공개 헤드헌팅을 선호한다. 채용 후보를 충분히 알아야겠다는 취지는 나쁘지 않으며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성공적이지 않았음을 높은 이직률로 알 수 있다.
성공 사례 LG전자의 구본무 회장이 전문경영인인 부회장에게 일을 잘하는 직원의 출신 대학을 물었다. 부회장은 출신 대학을 알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삼성전자는 출신 대학별, 지역별 모임을 암묵적으로 엄격히 제한한다. 협업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세계 클래식 음악계는 서양의 전유물이었고, 그것도 백인과 남성 위주의 무대였다. 블라인드 오디션으로 선발하기 시작하자 많은 여성과 아시아를 비롯한 유색인종에게 무대에 설 기회가 주어졌다.
*『콜라플 — 협업하는 인간, 강해지는 조직』(2018) 중에서*
콜라플 님이 직접 확인하고 답변드립니다. 답변은 이메일로 알려드리며, 보통 1~2일 걸립니다.
🙏 개인정보나 민감한 내용이 아니라면 공개 질문을 부탁드립니다. 질문과 답변이 공개되면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에게도 지식과 경험이 공유됩니다.
실명이고, 회사메일일 때 답변에 정성이 더 들어갑니다.
접수된 질문과 공개된 Q&A는 운영 방침에 따라 관리자의 판단으로 사전 안내 없이 삭제(비공개 전환)될 수 있습니다.